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3.09.30 / 조회수 : 439

 다음 주부터 교회 헌금봉투에 두 개의 구멍을 뚫어 사용하게 됩니다. 왜 구멍을 뚫는지 의아해 하실 것 같아서 칼럼을 통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두 개의 구멍의 용도는 헌금봉투 안에 꺼내지 않은 헌금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용도입니다. 

 매주 재정부에서 수고하셔서 헌금을 계수하고 있는데, 계수가 마친 후에는 헌금봉투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봉투가 섞여서 봉투에서 미처 꺼내지 못한 헌금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가 헌금봉투에 감사제목을 적는 것을 권장하다 보니 생각보다 헌금봉투가 많이 나옵니다. 감사헌금만 아니라 주일헌금도 한주간의 감사제목을 한 가지라도 적어서 드리다보니 이전에 비해 봉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봉투 덮개를 펴고 봉투를 열어서 확인을 했는데, 구멍을 뚫게 되면 봉투 덮개만 펴도 봉투 안의 헌금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봉투를 확인할 때 한 번의 절차를 줄임으로 매주 섬기시는 분들에게는 짐을 더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또 아주 드문 경우지만 간혹 감사제목을 적은 후에 헌금을 넣지 않고 봉투만 헌금함에 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배실 입구가 복잡하거나 또 누군가가 말을 걸 때 이런 실수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이런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헌금자 명단을 확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어려움이 없도록 했습니다. 감사제목만 적힌 빈 봉투가 나오더라도 구멍이 있을 경우 쉽게 확인이 되기에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신학용어 중에 아디아포라(Adiaphora)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그 뜻은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란 의미입니다. 본질이 아닌 비본질에 해당하는 문제를 일컬어 아디아포라(Adiaphora)라고 부릅니다. 어거스틴은 본질에는 일치를 이루어야 하지만, 비본질적인 문제는 자유를 주고 사랑과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말씀드린 헌금 봉투에 구멍을 뚫는 것은 아디아포라 즉 비본질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성도님들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관용과 사랑의 마음으로 교회가 세운 재정부가 맡겨진 역할을 더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