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경석 성도

작성일 : 2023.06.15 / 조회수 : 475

<다시 만나는 교회>를 읽고

 모태 신앙으로 늘 교회에서 자랐고 교회 문화에 늘 익숙하게 생활해 왔다. 20대와 30대의 대부분의 시간은, 떠올려보면 교회 봉사를 아르바이트나 대학교 동아리 활동보다 더 우선으로 생각했고, 친한 친구들은 사실 대부분 모교회 동네에서 오래 같이 교회에서 자라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30대 중반에 찾아온 나의 근본적인 물음은 ‘왜 교회가 세상과 단절된 것 같을까’였다. 사회의 상식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일들을 벌이는 교회와 크리스찬들을 꽤 자주 보게 되는데, 교회는 세상의 법과 윤리보다 상위에 있고 그 기준에 적용되지 않아도 된다는 투로 세상에 군림하는 것처럼 보였다. 교회는 원래 고아와 과부, 약자들의 편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득권 세력이 되어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약자들의 편과는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교인이면서도 교회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법과 윤리도 하나님이 만드신 것일텐데 왜 교회는 그것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을까하는 마음도 들었다.

 최근 몇 년간 마음에 늘 가지고 있는 나름의 결단이 하나 있었다. 직장이나 인터넷,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교회를 욕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그것에 대해 반박하기 보다는 그것을 수긍하고 공감해 주어야겠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거창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교인으로서 시대적이나 역사적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살고 있는 한국 교회에서의 지금은 그런 즈음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주님이 기뻐하시는 크리스찬으로 살아가기도 버거운 작은 존재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교회를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다시금 너무 실망하지는 말라는 메시지를 주님이 주시는 것처럼 다가왔던 것 같다. 특히 4장 116쪽에 나와 있는 종말 이해 부분에서, 현 세대와 새 세대가 오버랩되는 즈음을 나와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어서 답답함을 느끼던 점이 어느 정도 해소되도록 해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6장 183쪽에서 ‘교회의 선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라는 원리를 보게 되면서 또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교회 안에서의 삶과 교회 밖에서의 삶이 균형을 이루어가고, 학교, 병원, 문화, 예술, 가정, 정부, 기업 모든 곳에 하나님의 손길이 뻗치는 일에 하나님의 사람들이 분포되어 좋은 영향력을 끼쳐가기 시작할 때 더욱 세상이 이해할 수 있고 함께 공존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이 그런 사명에 조금이라도 쓰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서가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주심에 감사했다.

 이 책에 나와있는 구체적인 원리들이 너무 읽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지금 교인으로서 무너져 있는 나에게 하나씩 적용해 가며, 너무 감사하게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배곧 영동교회에서 귀한 분들과 신앙생활을 감사한 마음으로 해나가야 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