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2.02.05 / 조회수 : 1,381

내 발걸음을 따르렴

 가이드포스트에 실렸던 한 글입니다. 프랑스 시골에 은퇴한 한 노부부가 경제적 상황 때문에 50년이나 살던 정든 집을 떠나 낯선 은퇴자 주택지구로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가족들의 추억이 곳곳에 배어 있는 집을 떠나는 것도 큰 아픔이었지만, 정든 사람, 정든 이웃들 또 무엇보다 한 식구나 다름없던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떠나야만 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남편과 함께 평소 즐겨 찾던 식당에서 마지막 외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정든 교회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때 예배가 있어서 가보니 고난주간의 어린이 예배였고 우연히 그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설교가 끝난 후 헌금 바구니를 든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발자국 모양의 종잇조각을 나눠주었습니다. 목사님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밟기 원한다면 그 종이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헌금함에 넣으라고 안내했습니다. 이어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짧은 행렬이 시작됐습니다. 행렬이 마칠 즈음에 목사님은 진지하게 아이들에게 도전했습니다. “얘들아 행렬은 끝났지만, 집에 가서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자. 그 사람이 예수님의 발자취를 잘 따라가도록”

 엘리자베스는 이것이야 말로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은 이제 점점 잊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헌금함에서 기도할 사람을 한명씩 뽑는 시간이 왔고, 엘리자베스 역시 종이 한 장을 뽑아 들고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목이 메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개의 종잇조각이 든 바구니에서 하필 자신이 쓴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엘리자베스에게 이렇게 말씀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엘리자베스 넌 내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니란다. 난 네 이름을 알고 있다. 네가 이곳 랑그르에 있는 걸 보듯이, 네 새로운 보금자리도 보고 있으며 너와 함께 할 그곳 사람들도 보고 있단다. 내가 너보다 앞서 그곳에 가 있단다. 내 발걸음을 따르렴.” 

 성도 여러분! 세상은 우리를 잊을지 몰라도 하나님은 절대 잊으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세상은 우리를 존재감 없는 자처럼 취급할지 몰라도 하나님은 한순간도 우리에게서 시선을 떼신 적이 없으십니다. 주님의 발걸음을 따를 때 우리의 남은 삶은 안전하고 행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