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11.27 / 조회수 : 1,720

쉼으로의 초대

올 한해도 어느덧 한 달 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은 한해를 마감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인지 연말만 되면 일이 많습니다. 몸도 바빠지고 마음까지 분주해집니다. 이번 주 저도 마음은 바쁜데 일이 잘 진척이 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어도 집중이 안 되고 글도 마음먹은 대로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마음만 분주했던 것이죠. 그러다 금요일 저녁이 되었고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금요기도회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목사임에도 오늘은 패스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그 시간에 주일준비를 하면 더 효과적일 것 같았습니다.

  바쁜 마음으로 시작 전 기도의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제 머리에 갑자기 떠오르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예배는 멈춤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멈춤은 바로 이렇게 분주한 나를 쉬게 하시는 하나님의 배려이고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약은 안식일이 멈춤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멈춤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셨던지 안식일 준수를 십계명에 명시하셨고, 안식일에 일한 사람은 죽음으로 다스릴 정도로 엄격했습니다. 구약의 안식일 정신은 신약의 주일로 이어졌고, 주일을 온전히 안식하는 것 속에는 예배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배는 먼저는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리이지만, 우리 편에서 보면 쉼을 위한 멈춤의 시간입니다. 억지로라도 이런 규칙적인 멈춤이 없다면 인간은 자기 성취를 위해서 쉼 없이 달려갈 것입니다. 결코 쉴 줄을 모를 것입니다. 이번 주 금요기도회는 저에게 좋은 쉼이 되었습니다.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은 저를 많이 격려해 주셨고, 주어진 일을 감당할 힘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배의 자리는 쉼의 자리도 되지만, 내 인생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일에 빠져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우리는 또다시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주시는 힘으로 살아야 할 자들이 내 힘을 의지해서 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기타의 줄을 정기적으로 튜닝 하듯이, 우리의 영혼도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서 꾸준히 튜닝을 해야 아름다운 인생의 소리가 나게 될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바쁠수록 더 많이 기도했다고 하는데 이 바쁜 연말 저와 여러분도 더 많이 기도의 자리로 나아오면 좋겠습니다. 교회의 건강함의 지표를 등록교인수와 재정의 탄탄함이라고 하지만, 하나님이 보시는 기준은 다를 것입니다. 기도의 용사들이 많을수록 그 교회는 사단의 공격에도 능히 버텨내는 건강한 교회가 될 것입니다. 교회로서는 처음으로 맞는 내년 1월 23일의 직분자 선출을 놓고 기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사탄이 틈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