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9.18 / 조회수 : 1,694

내 안의 여리고 함락하기

“그 성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온전히 바치되 남녀노소와 소와 양과 나귀를 칼날로 멸하니라”(수 6:21)

가나안 정복전쟁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는데 ‘바치라’라는 단어다. 하나님께 바친다는 것은 진멸(헤렘)하라는 것이었다.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부분 때문에 하나님을 포악한 신으로 오해한다. 여리고의 군인들은 죽일 수 있다 치더라도, 어떻게 어린 아이들까지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진멸하라는 명령을 내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가나안 땅의 죄악 때문이었다. 여리고 사람들은 결코 순박하지 않았다. 폭력과 거짓과 우상숭배가 극에 달했다. 동물들까지도 다 죽이라고 하신 이유는 인간이 짐승과 교접함으로 짐승들까지 다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자신들의 죄로 인해 죽었다. 둘째 가나안 땅의 죄가 이스라엘 백성을 오염 시킬까 우려하신 것이다. 죄는 전염성이 강하다. 어떤 물건에도 손대지 말고 다 진멸하라고 한 이유는 당시 여리고 사람들이 사용하던 그릇이나 귀중품들에 우상들이 많이 새겨져 있었고, 또 하나님의 백성들이 보기에 유익하지 않은 물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 여호와께 바친다는 것은 모조리 진멸하는 것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거룩하지 않은 것, 부정한 것, 음란한 것을 백성들 안에서 없애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헌신을 시간과 물질을 바쳐 하나님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 말씀에 비추면 먼저 바쳐야 할 것, 즉 진멸해야 할 것은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하지 않은 것, 부정한 것, 음란한 것, 불평, 불만 등이다. 이런 것들을 제하는 것이 진정한 헌신이다. 그래서 여리고는 외적으로 보이는 성이 아닌 내 안에 견고히 자리 잡은 죄악이다.

자, 그럼 어떻게 이런 것들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방법은 언약궤를 앞세우고 성을 도는 것이었다. 6장 1-14절까지는 놀랍게도 “언약궤, 여호와의 궤”라는 단어가 무려 열 번이나 언급된다. 언약궤는 율법의 두 돌 판이 들어 있는 법궤다. 언약궤가 여리고를 돌 때 무너졌듯이 계속해서 말씀을 들을 때 내 안의 여리고가 무너질 것이다. 불평의 소리를 그치고 말씀을 붙들 때 도저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내면의 견고한 여리고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내 안의 여리고가 무너져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비 된 풍성한 유업을 누릴 수 있다. 여호수아서 묵상을 통해 먼저 우리 안의 여리고가 무너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