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7.10 / 조회수 : 1,698

믿음의 시험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창 22:12)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하려 부르실 무렵 아브라함은 아들 사랑에 푹 빠져 있었다. 100세에 얻은 귀한 아들이니 당연한 소리였겠지만, 문제는 아들 사랑이 도가 넘어 점점 숭배의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예전에 아브라함은 하나님 말씀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았는데, 이제는 이삭 보는 재미와 이삭을 사랑하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었다. 고향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랐던 이유가 불임의 가정에 아들을 주신다는 약속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따른 것인지를 검증할 시간이 되었다. 하나님은 단지 아브라함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지 않았는지,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하나님을 따른 것은 아닌지 아브라함 스스로도 자신을 검증해야 했다.

이삭을 번제로 바치는 것은 단지 사랑하는 독자를 잃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삭을 통해 이룰 큰 민족의 꿈도 사라지고, 믿음의 조상으로 인류에게 받을 존경도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브라함은 지금도 개신교는 물론 가톨릭과 이슬람에서도 믿음의 시조로 존경을 받고 있다. 이 시험을 통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묻고 계신다. 아브라함아 너는 정말 나를 사랑하니? 나를 사랑해서 나를 믿고 있니, 아니면 내가 너에게 줄 자손, 땅, 꿈, 명성 이런 것 때문에 나를 따르는 것이니?

이때로부터 4천년이 지났지만, 하나님의 질문은 동일하다. 정말 주님이 좋아서 따르는지, 아니면 더 나은 나의 삶을 위해 주님이 필요해서인지? 우리 역시 스스로의 믿음을 검증해야 한다.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이었던 것처럼,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숭배의 대상이 되어가는 것이 있지는 않을까? 분명한 건 하나님 아닌 것을 숭배하게 될 때 그것이 우상이 되어 우리를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것이 돈이든, 자식이든, 내 노후 준비든, 안정된 삶이든, 명예든 무엇이든 간에 하나님 자리에 두게 될 때,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게 될 때, 그 우상은 반드시 우리를 노예로 만들어 내 삶을 처참히 짓밟아 버리게 될 것이다. 내가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이유가 진정 하나님을 사랑해서인지 믿음의 시험을 치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