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6.26 / 조회수 : 1,760

실수보다 은혜가 더 크다

“이제 그 사람의 아내를 돌려보내라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 네가 돌려보내지 아니하면 너와 네게 속한 자가 다 반드시 죽을 줄 알지니라”(창 20:7)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후에 아브라함은 네게브 지역의 그랄로 옮겨 거주했다. 아브라함이 목축을 했기에 목초지를 찾아 이동한 것이다. 하지만 낯선 땅 그랄에 도착한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로 인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이에 그는 25년 전 이집트에서 바로에게 했던 똑같은 거짓말을 그랄 왕에게 했고, 아비멜렉은 사라가 아브라함의 누이동생인 줄 알고 궁으로 데려갔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하나님이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셔서 사라를 건드리지 못하게 막으셨다. 이후 하나님은 속도 좋으시게 그랄 왕 아비멜렉 앞에서 부족하기 그지없는 아브라함을 선지자라고 치켜세우셨다. 그러면서 아브라함이 기도하면 아비멜렉이 살 것이라고 하셨다. 아비멜렉과 그의 집안사람들의 운명이 아브라함의 기도에 달려 있다고 하신 것이다. 실제로 아브라함이 아비멜렉 집안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자, 하나님은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여종을 치료해 주셨고(17절), 아비멜렉 집안의 여자들의 닫힌 태를 열어 출산케 하셨다(18절). 아브라함이 한 짓을 볼 때는 이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어 보이지만, 아브라함의 연약함과 실수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처럼 우리 역시 세상을 그랄 왕 아비멜렉처럼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들에 비해 우리는 너무 초라하며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었다면(갈 3:7), 아브라함에게 주신 선지자적 사명이 또한 우리에게 있음을 믿어야 한다. 세상을 치유하고 살리는 기도의 사명이다. 역사는 그랄 왕 아비멜렉과 같은 대단한 자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움직이신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의 폭을 넓혀야 한다. 사단은 자꾸만 내 안전, 내 가족, 내 미래, 내 안위 등 내 문제에만 목매는 인생이 되게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을 치유하고 살리며, 세상을 축복하는 자로 오늘도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 또한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할 때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신다고 약속하셨다(마 6:33). 필립 얀시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불량품이지만,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기에(롬 11:29)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고쳐 쓰실 것이다. 나의 연약함과 실수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