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1.03 / 조회수 : 2,124

괴로움이 변해 기쁨이 되다

룻기는 마치 인생이 강도 만난 것처럼 텅 비어서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두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누구나 나오미처럼 열심히 성실하게 잘 살았는데, 이렇게 인생을 도둑맞게 되는 일들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나오미가 돌아오자 성읍 여자들이 다 나와서 나오미를 반가이 맞았습니다. 룻기가 참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오미를 맞이하는 이 여인들 때문입니다. 누구 하나 나오미의 처지에 대해 수군거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옆에서 그녀의 푸념을 들으며 함께 아파했습니다. 이 여인들처럼 그 사람의 죄로 인했건 아니건 하나님은 우리의 고난 속에서 함께 아파하시는 분이시고, 우리가 그 고난을 빠져 나와 다시 기쁨의 삶을 회복하기를 원하십니다. 나오미의 이름처럼 저와 여러분의 삶이 쓰디 쓴 괴로운 ‘마라’의 인생이 아니라, 기쁨과 희락의 뜻을 담은 ‘나오미’의 인생을 찾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계십니다.   

룻기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절정은 보아스가 룻과 나오미에게 베푸는 헤세드 사랑입니다. 헤세드 사랑이란 의무를 넘어 더 베푸는 사랑입니다. 4장 1절에도 나오지만, 나오미에게는 보아스보다 기업을 무를 더 가까운 친척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자신의 재산에 손해가 날까 하여 기업 무르기를 거절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보아스가 그를 대신하여 기업을 무릅니다. 의무가 아닌 사랑과 은혜로 나오미의 기업을 무른 것입니다.

작년 한해 어쩌면 저와 여러분의 인생이 나오미와 룻처럼 텅 빈 인생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여러분에게도 기업을 무를 분이 계십니다. 바로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은 보아스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능력이 있으실 뿐 아니라, 무엇보다 헤세드의 사랑으로 우리를 끝까지 책임지시며 변함없는 사랑을 베푸십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업을 무를 주님의 사랑 때문에 이 어려움도 넉넉히 이기게 될 것입니다. 또한 베들레헴의 여인들처럼 주변의 어려운 자들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는 성도님들 되시기 바라고, 또 주님께 받은 그 사랑으로 보아스처럼 의무 이상의 사랑을 베푸는 자로 새해를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