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0.02.08 / 조회수 : 2,816

광야로 나가라

김종설 목사 

 광야의 히브리어는 ‘미드바르’입니다. 이는 ‘다바르’라는 동사 앞에 부정을 뜻하는 ‘멤’이 붙어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다바르는 ‘말하다’는 뜻이죠. 그 단어에 부정을 뜻하는 ‘멤’이 붙으니 ‘말하지 않다, 침묵하다’가 됩니다. 그러니까 ‘미드바르’ 광야는 곧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침묵만이 흐르는 곳입니다. 내 마음의 소리가 크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 삶에 정말 필요한 소리는 하나님의 말씀이고 그분의 음성인데, 그 음성은 침묵할 때 비로소 들려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독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은 다릅니다. 외로움은 말 그대로 극복해야 할 힘든 감정이고, 고독은 하나님과 만나기 위해 내가 의도적으로 홀로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홀로 있는 고독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됩니다. 새벽기도 시간이 이런 고독의 광야가 될 수 있고, 또 직장에서도 다 상황이 다르시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나만의 광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잠시 10분이라도 방해받지 않고 잠잠히 하나님 앞에 머문다면, 우리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광야는 또한 멈춤의 시간입니다. 멈추어야 보이는 것이 있고, 멈출 때 비로소 들리는 것이 있습니다. 매일 하나님나라 큐티로 묵상하는 시간, 또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은 일에서 멈추어야 가질 수 있는 시간입니다. 바쁠 때는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이 아깝기도 합니다. 큐티 하루 안 한다고 별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멈춤의 시간이 있어야 우리가 영적으로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나무도 해 걸이를 알아서 하는데 인간은 전력질주 하기에 바쁩니다. 그러다가 쓰러지는 것이죠. 잠시 멈추어 말씀 앞에 앉고, 기도의 자리에 앉는 시간이 오히려 우리를 건강하게 멀리 가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예수님도 세례를 받으신 후에 성령이 예수를 곧 광야로 몰아내셨습니다. 본격적인 공생애 사역 전에 멈춤의 시간을 가지신 것입니다. 주님은 이때만 아니라, 사역하시는 내내, 새벽미명과 밤늦은 시간에 하나님을 만나는 멈춤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그 시간이 예수님의 공생애를 감당하게 하셨고, 십자가를 지게 하셨습니다. 요즘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Bad News, 두려운 소식인데, 이럴 때일수록 광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 광야에서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때 두려움을 극복하고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