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18.12.08 / 조회수 : 2,921

     먹고 살기가 어려우면 세상은 각박해집니다. 지나친 풍요 속에도 원치 않는 소외가 나타나지만 지금처럼 직장 구하기도 어렵고, 물가도 불안하고, 미래까지 암담할 때와는 또 다릅니다. 정이 없는 세상은 배고픈만큼 고통스럽습니다. 어느 방송 가운데 학생이 백 원짜리 빵 한 개를 ‘감사합니다’라는 메모지와 함께 선생님 책상에 놓고는 얼른 내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빵을 꼭 쥐면서 웃음을 머금는 선생님의 해맑은 모습이 담긴 아름다운 광고 얘깁니다. 광고는 이를 가리켜 ‘정’(情)이라 표현합니다.

     신문이나 우유를 배달하는 이들 그리고 새벽 일찍 길거리를 청소하는 이들, 매일 만나는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들, 교회의 사찰 집사님····· 그들에게 이 추운 겨울 따끈한 정을 선물할 수 있다면 참 기쁜 일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신문을 넣으려 대문 앞에 섰는데 양말 한 켤례를 들고 기다리는 맘 좋은 독자를 만난 그이의 기쁨을, 마을버스를 올라타는 꼬마가 초콜릿 한 개를 내밀며 “아저씨, 메리크리스마스”라고 전한 해맑은 목소리의 인사를 들을 그이의 기쁨을, “집사님, 고마워요”라고 적힌 쪽지와 목도리 한 개를 선물 받게 될 사찰 집사님의 미소를·····.

     꽁꽁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는 따뜻한 정은 이처럼 작지만 정성이 오가며 모락모락 피어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일을 당신의 백성들에게 맡겨 놓으신 듯합니다.

_  『사람의 향기 신앙의 향기』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