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18.09.14 / 조회수 : 2,501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성찬식을 행한 때가 언제였을까요? 유월절을 기념하는 식사의 자리였습니다. 누가복음 22장 15절은 “이르시되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고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유월절 식사를 먹기를 원하고 고대하셨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유월절은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가장 큰 기념일이었습니다. 유월절은 무엇보다 유월절 식사가 중요했는데, 반드시 어린양을 잡아 그 고기를 함께 먹도록 했습니다. 유월절 식사가 개인적인 식사가 아니라 가족식사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은 양을 잡되 남김없이, 심지어 머리와 정강이와 내장까지도 그날에 다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양 한 마리를 혼자 먹는 건 불가능합니다. 또 식구가 적어도 양 한 마리를 그날에 다 먹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친척이나 이웃과 더불어 양을 잡아 함께 먹었습니다. 유월절 식사는 온 이스라엘 백성이 한 몸이 되어 함께 먹는 공동체 식사였습니다.

      유월절 어린양과 예수님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열 가지 재앙에서 마지막 장자 재앙이 있기 전 흑암의 재앙이 3일 동안 있었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장자로 표현합니다. 그 장자이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도 3시간 동안의 흑암이 있었습니다. 또 이스라엘 백성은 유월절에 잡을 어린양을 유월절 4일 전에 자신의 집으로 조심스레 끌고 왔습니다. 예수님도 바로 그 4일 전에 나귀를 타시고 자신의 집인 예루살렘 성전에 입성하셨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유월절 당일에 양을 잡을 때 오전 9시에 기둥에 묶고 오후 3시경에 어린양을 잡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시간이 오전 9시였고, 운명하신 시간이 오후 3시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님이 유월절 어린양이 되셔서 희생되셨다고 했습니다. 유월절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건져낸 출애굽 사건을 기념한 것이라면, 새유월절인 성찬은 죄의 종에서 건져낸 영적 출애굽 사건입니다. 유월절에 어린양 고기를 먹으며 그날을 대대로 기념하게 한 것처럼, 새유월절인 성찬식을 통해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며 죄에서 구원받은 영적 출애굽 사건을 기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찬은 자주 할수록 좋습니다. 종교개혁 당시에는 칼빈 같은 경우 거의 매주 성찬을 거행했습니다. 십자가를 잊지 않도록 하나님이 주신 지혜인 성찬을 우리도 잊지 않고 기념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