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18.09.01 / 조회수 : 2,599

      시편 23편 6절에 나오는 선하심은 히브리어 ‘토브’입니다. 이 단어는 창세기 1장에 많이 등장합니다. 빛을 창조하신 후에 하나님은 “보시기에 좋았더라”, 해와 달과 별을 창조하신 후에도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셨습니다. 인간을 만드시고 창조가 마쳤을 때에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좋았다’는 말이 ‘토브’입니다. 그렇기에 ‘선하심’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상태’를 말합니다. 인간이 보기에 좋은 것이 아닌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상태입니다. 우리의 문제는 내가 보기에 좋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선하신 분이라고 말할 때도 내가 원하는 방향, 내 뜻대로 이루어주면 선한 분이고, 그렇지 않으면 선한 분이 아니라고 원망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함의 개념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상태,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상태가 선함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자주 애송하는 로마서 8장 28절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도, 모든 것을 합력하게 해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신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렇게 이해하고 싶겠지만, 그 구절 앞에 전제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 선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자! 이렇게 성경이 말하는 선함의 개념을 구분하고 보니, 선하신 하나님의 의미가 더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지난 주 설교에서 고난을 통과하는 자가 반드시 붙들어야 할 진리가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비록 나에게 닥친 고난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선하신 분이라는 신뢰가 바탕이 될 때 고통의 시간을 버텨낼 힘을 얻게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선하신 하나님”이란 것도 이 고난의 시간을 통과 한 후에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바와 하나님의 뜻이 일치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내가 욕심으로 구하는 것이 아님에도 내 원함이 아닌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그 방법이 더 최선의 길임을 신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믿음인 것입니다. 창세기 1장 2절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기 전의 상태를 잘 보여줍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이었습니다. 그런 상태에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그 뜻대로 이루어지니 하나님 보시기에 너무 좋은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의 뜻이 이루어지면 오히려 내 삶은 혼돈스럽고 공허하고 더 어둠에 빠질 수 있지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면 이 말씀처럼 내 삶은 보기에 너무도 아름답게 변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