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의 힘

한 때 굉장한 교세를 떨쳤던 수도회 교단이 18 세기 반수도회 박해운동과 19 세기 세속주의로 인해 모든 지부를 잃게 되었습니다 . 남은 건 쓰러져가는 교단본부와 이곳에 사는 일흔이 넘은 네 명의 수도사와 수도원장뿐이었습니다 . 누가 보더라도 몰락해가는 교단의 모습이었고 더 이상의 소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이 수도원 근처 숲에는 작은 오두막이 한 채 있었는데 가끔씩 근처 마을에 사는 랍비가 들러서 은거했습니다 . 어느 날 수도원장이 오두막에 들린 랍비를 찾아갔습니다 . 답답한 마음에 교단을 살릴 조언을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 두 사람은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그러나 돌아갈 시간이 되어도 정작 묘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 “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 " 유감스럽게도 없습니다 .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당신들 가운데 구세주가 있다는 것뿐입니다 ." 랍비는 알쏭달쏭한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 돌아온 수도원장에게 수사들이 물었습니다 . " 랍비가 뭐라고 하던가요 ?" " 해줄 조언이 없다고 하더군 . 그런데 떠날 무렵 도통 이해가 안 가는 한 마디를 했다네 . 우리 중에 구세주가 있다고 ." 이 일이 있고 몇 달 동안 , 나이 든 수도사들은 랍비의 말을 되새기면서 그 의미를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 우리들 가운데 구주가 있다고 ? 그렇다면 과연 누구일까 ? 수도원장일까 ? 아니면 우리 중에 한 명일까 ? 혹시 내가 구세주일까 ? 나이 든 수사들은 이런 식으로 생각을 거듭하면서 서로를 각별히 존중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

수도원은 숲에 둘려 쌓여 있었기에 가끔씩 사람들이 찾아와 산책도 하고 , 소풍을 즐기다 가곤 했고 때로는 다 허물어져가는 예배당에 들어가 명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은연중에 특별한 존중의 기운이 나이 든 다섯 수사들을 에워싸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 이런 기운이 점점 더 수사들에게서 뿜어져 나와 수도원 곳곳에까지 스며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 그리고 여기에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흡인력이 있었습니다 .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채 더 자주 수도원을 찾아와 휴식을 취하거나 명상에 잠겼고 이 특별한 장소를 보여주기 위해 친구를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 얼마 후 한 젊은이가 수도원에 수도사로 들어왔고 , 몇 년 사이에 수도원은 다시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고 옛 명성을 회복했습니다 . 이 다섯 명의 노 수도사들은 학식도 뛰어났고 , 영적인 능력도 있었지만 그것이 수도원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 공동체의 회복은 개개인의 능력보다 서로를 향한 존중이 열쇠입니다 . 올 한해 교회 안에 , 가정에 , 직장과 일터에 이런 존중의 바람이 나로부터 시작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   /   스캇 펙 , 「 마음을 어떻게 비울 것인가 」 에서 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