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6.19 / 조회수 : 1,714

롯이 소돔을 나가던 날

“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창 19:14)

롯의 사위들이 농담으로 여겼다는 것은 그들이 신앙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한편으로 롯이 사위 될 자들에게 진지하게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 해 본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평소 신앙에 대해 이들과 진지하게 나누었다면, 이 정도까지 반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롯이 자신은 하나님을 믿었을지 몰라도 딸들의 결혼을 앞두고 사위들의 신앙적인 면은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직장만 괜찮으면 되고, 돈만 잘 벌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인 우리 안에 이런 롯의 모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일이면 빠지지 않고 예배를 드리지만, 자녀들과 영적인 대화를 거의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녀의 결혼에 있어서도 신앙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사위 될 사람이 직장 괜찮고 집안만 좋으면 신앙은 천천히 가져도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혹 우리의 자녀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건 자녀의 생각이기 보다 은연중에 있던 나의 생각이 자녀에게 흘러간 것일 겁니다. 자녀를 탓할 일이 아닌 것이죠. 또 롯의 사위들의 눈에 장인인 롯이 그다지 영적인 사람으로 비쳐지지 않았듯이 자녀들의 눈에 부모인 우리 역시 그렇게 비쳐지지 않을까요? 문제가 생길 때 먼저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는 부모로 비칠지, 아니면 걱정부터 하고 한숨만 쉬고 있는 세상 사람과 별반 다름없는 부모로 보이지는 않을까요?

소돔은 의인 열 명이 없어서 심판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롯이 그 성에 살면서, 그것도 성문에 앉을 정도의 높은 지위까지 올랐음에도 가족을 포함해 열 명도 전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아 소금기둥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장 가까운 아내에게조차 영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그가 소돔의 불법한 행실로 인해 날마다 심령이 상하기는 했지만(벧후 2:8) 그것뿐이었습니다. 아브라함처럼 소돔을 위해 중보하지도 않았고, 가족구원에 힘쓰지도 못했고, 소돔을 위한 복의 통로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불 가운데 겨우 구원은 얻었지만, 부끄러운 구원을 얻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재림의 날이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과 같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눅 17:29). 소돔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처럼 그날은 홀연히 임하게 될 것입니다. 롯을 통해 저와 여러분의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