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6.05 / 조회수 : 1,912

‘엘 샤다이’의 하나님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 17:1)

하나님께서 99세의 아브람에게 ‘전능한 하나님’으로 나타나셨다. 아브람은 자식을 낳기에 불가능한 나이인데, 하나님은 전능한 하나님이라고 소개한다. 신앙의 여정이 늘 이렇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신앙의 시작이다. 전능한 하나님은 히브리어로 ‘엘 샤다이’이고, 영어로 ‘God Almighty’이다. 마치 슈퍼 히어로처럼 모든 것을 다 처리해주고 불가능을 가능케 해주는 이름이다. 하지만 히브리어 ‘엘 샤다이’는 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엘 샤다이에서 ‘엘’은 신 또는 하나님이다. 강하신 하나님이란 뜻의 ‘엘로힘’에서 알 수 있듯이, ‘엘’이란 단어 자체에 ‘힘, 능력’이란 뜻이 있다. 자, 그럼 ‘샤다이’는 무슨 뜻일까? 샤다이(Shaddai)는 샤드(Shad)에서 파생되었는데, 이는 ‘어머니의 가슴’이란 뜻이다. 어머니의 품은 늘 푸근하고 따뜻하며 넉넉하다. 언제든 안겨도 되며 안길 때마다 위로와 쉼과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이 부드러운 이미지와 ‘전능, 힘’이란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세상에 어머니만큼 강한 존재는 없다. 특히 자식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어머니는 누구보다 강한 용사이다. 어머니가 진짜 강한 이유는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내어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목숨까지 내어주신다. 그래서 엘 샤다이는 “전부를 내어주시는 하나님,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이란 뜻이 담겨 있다.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믿음의 진보를 보이지 않는 연약한 아브람에게 하나님은 엘 샤다이의 하나님으로 찾아오셨다.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어서라도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시고자 찾아오신 것이다. 한 집안의 존귀한 아버지가 아니라, 모든 민족의 아버지로 복이 되는 삶으로 이끄시고자 오신 것이다.   

엘 샤다이는 구약에서 48회 나오는데, 그중에 욥기에서 무려 31회가 등장한다. 흥미롭지 않은가? 욥기는 고통의 책이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자가 욥이었다. 가족도, 가진 재물도, 친구도, 명예도 다 잃어버렸다. 이런 욥에게 하나님께서 엘 샤다이로 찾아오셔서 어머니처럼 그 품에 안으셨다. 하나님이 안으시니 욥의 모든 상처와 분노와 원망이 회복되었다. 엘 샤다이의 하나님의 품에 안길 때 욥처럼 고통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며, 아브라함처럼 믿음의 사람으로 만들어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