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종설 목사

작성일 : 2021.03.01 / 조회수 : 2,143

선의 의미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창 4:7a)

  제 물을 받지 않아 안색이 변한 가인에게 하나님은 제물이 문제가 아니라, 가인의 삶이 선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셨다. 그럼 하나님이 가인에게 원하셨던 ‘선’은 무엇일까? 히브리어로 이 ‘선’은 ‘토브’라는 어근에서 왔다. 토브는 창세기 1장에 가장 많이 나온다.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할 때 ‘좋다’는 단어가 토브다. 영어로는 Good인데 ‘선하다’는 뜻이 함께 있다. 시편 23편 6절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 23:6) 여기에 나오는 선하심이 ‘토브’이고, 인자하심이 ‘헤세드’이다. 

 다윗은 이 시편을 왕이 된 후가 아니라 사울에게 추격당해 광야로 쫓겨 다닐 때 지었다. 쫓기는 처지에서 다윗은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평생 자신을 따를 것이라고 놀라운 고백을 했다. 히브리어 헤세드(인자하심)는 변함없는 사랑, 끝까지 책임지는 사랑, 영원한 사랑이다. 하나님께서 이런 사랑으로 끝까지 책임지실 것이기에 다윗은 자신의 삶이 반드시 회복될 줄 믿었다. 또 다윗은 선하심(토브)을 고백한다. 이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상태로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열심이며 일하심이다. 비록 지금은 사울에게 쫓기는 신세지만,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왕으로 기름 부으셨기에 언젠가는 하나님이 의도하신 모습으로 자신의 삶이 반드시 회복될 줄 믿었다. 이것이 다윗이 붙든 여호와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선하심이었다. 

 그렇기에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선’ 즉 ‘토브’는 단지 도덕적으로 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인을 만드실 때 처음 의도하셨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가인이 만물을 경작하고 지키는 아담의 소명을 이어받기 원하셨다. 가인이 그 소명을 잘 감당하는 것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선이었다. 하지만 가인은 우선적으로 보살피고 지켜야 할 동생을 시기하여 죽임으로 선에서 벗어났다. 그렇기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토브)’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과 주변 이웃들을 잘 보살피고 돌보고 지키고 사랑하는 것이다. 이 선함이 우리의 삶에 나타나도록 은혜를 구해야 할 것이다.